[펀딩 그 후, After Story]는
오마이컴퍼니를 통해 진행된 프로젝트의
비하인드 스토리 및 후기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세월호 참사 기억패키지 크라우드펀딩으로
283%를 달성해 170여개의 학교/단체에 리본 배지를 나눔한
4·16재단의 펀딩 그 후, After Story 지금 시작합니다!
(좌) 4·16재단 모금홍보팀 회의 모습 / (우) 리워드 제품인 노란리본 배지와 고리
비상시 모금을 제외하고, 연간 계획을 세워서 '리워드'가 있는 펀딩을 진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세월호 참사 7주기 전에 전국에 최대한 많은 리본 배지를 나누는 것이 목표였고, 후원자분들이 많이 후원해 주시는 것을 더 큰 후원으로 이어지도록 생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크라우드펀딩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어요.
<세월호 참사 후 7번째 봄, 아직 잊지 않았습니다.> 프로젝트 자세히 보기
그리고 저희는 4·16 관련 단체에 있으니까 늘 관련 물품이 많다고 느껴지는데, 막상 시민들에게서 피드백을 받다 보면 노란 리본 배지나 팔찌, 고리 등 물품이 없는 분들이 꽤 계시더라고요. 매번 시민분들에게 알음알음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렸는데, 이번에 펀딩을 진행하면서 평소에 필요하신 분들도 쉽게 선택하실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있었답니다.
사실, 갈수록 이 기억은 잊혀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아요. 해가 갈수록 새로운 아이들이 자라나고 결국은 이 기억들이 옛 기억이 되어버리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펀딩이라는 매개체로 과거의 기억을 미래의 후원자에게 지속하게 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 때문에 이 펀딩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4·16재단 모금홍보팀 장우규 간사님
처음 진행하는 크라우드펀딩이다보니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이었어요. 목표액만큼 도달하지 못하면 어쩌지하는 마음에 새로고침(F5)키를 계속 누르며 상황을 지켜보기도 했고요. (하하)
하지만 결국 이 펀딩을 위해서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준비했어요. 펀딩이 잘되는만큼 더 많은 학생들에게 리본 배지를 나누어줄 수 있었으니까요. 물론, 이 펀딩을 실질적으로 진행한 건 저희 모금홍보팀이었지만, 다른 팀 분들도 '이런 뉴스레터가 있으니 한번 홍보해봐라'거나 유관 단체에 이렇게 홍보하면 좋겠다고 소스를 던져주시기도 했어요. 뿐만 아니라, 세월호 참사 유관 단체들도 SNS나 채팅방에 지속적으로 공유해주셔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또한, 오마이컴퍼니에서 진행한 것도 굉장히 의미가 컸어요. 오마이컴퍼니에서 지난 몇 년간 자체적으로 기억팔찌 프로젝트를 진행했었잖아요. 오마이컴퍼니는 많은 분들이 세월호 참사에 대해 잊지 않고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많은 플랫폼이기 때문에 저희 펀딩 모금에도 영향이 컸던 것 같아요.
펀딩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상황을 보면서, 참여 인원 아래에 있는 공유 버튼에 숫자가 999+로 적혀있는 걸 보고 굉장히 놀랐어요. 펀딩에 참여하신 분들이 응원 한마디를 남겨주신 건 이해가 가는데, 공유하기가 참여자 수보다 많다는 건 참여하셨던 분들이 최소 한 번 이상 공유를 해주신 것이잖아요. 그 자체가 저희의 펀딩 기획 의도를 정확하게 이해해주신 것 같아 너무 기뻤어요!
사실, 조금 조심스러운 말이지만 어느 순간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것 자체가 나의 정치적인 색깔을 드러내는 것처럼 느껴질까 봐 나는 설령 기억하고 있다고 해도 그 사실을 굳이 알리려고 하지 않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그런 것들을 모두 감내하고 공유를 해주셨다는 게 저희로선 정말 감동이었어요.
노란리본 배지를 받은 학생들의 사진
약 4주간 진행했던 펀딩은 모금액의 283% 모금 달성이라는 좋은 결과로 종료되었어요. 많은 분들의 참여 덕분에 기존에 계획했던 6000개를 뛰어넘은 14,000여 개의 노란리본 배지를 학생들에게 나눌 수 있게 되었고, 3월 9일부터 열흘간 각 학교와 단체로부터 배지를 원하는 신청자를 받기로 계획했어요.
그런데 시작한 지 하루 만에 엄청나게 신청을 해주시는 거예요! 결국 배포 가능한 배지 개수의 3배가 넘는 정도에 해당하는 분들이 신청해주셔서 부득이하게 조기 마감을 하였답니다. 너무나도 빠른 신청에 저희도 정말 깜짝 놀랐어요.
나눔 가능한 배지 개수를 넘을 정도로 많은 분들이 신청하셨지만, 최대한 신청하신 모든 분들께 노란리본 배지를 나누는 것이 저희의 목표였기 때문에 추가 예산 1,000만원을 확보하여 14,000개에 18,696개를 더해 총 32,696개를 전국의 학생들에게 나눌 수 있게 되었어요.
아쉬운 점은 한 학교당 최대 500개까지 나눔을 하려고 했는데, 300개로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에요. 최대한 더 많은 학교에 나누기 위해서였거든요. 물론 이 때문에 아쉬운 마음도 있었지만, 내년에는 더 열심히 펀딩을 진행해서 더 많은 학교에 배지를 나눌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마음먹는 계기가 되기도 했답니다.
펀딩을 진행하면서 정말 수많은 분들의 응원 댓글을 보았어요. 그중에서도 한 분의 댓글이 기억이 나는데요. 그 후원자분이 이제는 사회인이 되셨나 봐요. '학교 다닐 때 노란 리본 배지를 나눔 받아서 2년 동안 잘 사용했는데, 이제는 그 나눔에 참여하게 되어서 뜻깊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저희가 펀딩을 기획할 때 가졌던 의도와 딱 맞아떨어져 기뻤어요. '과거에 학생이었던 분이 다음 세대에 사회인이 되어, 그 다음 세대의 학생들에게 직접 나눔을 하게되는 경험'을 하게 된거죠.
그리고 또 기억나는 한 후원자분의 말씀이 있어요. 이 생각을 하면 지금도 감동이 밀려오는데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부득이하게 리본 배지 나눔 신청을 조기 종료 했었는데, 그때 안내 말씀을 남겨놓긴 했지만 자세한 상황이 궁금해서인지 전화가 많이 왔었어요.
그중 한 선생님께서 전화를 주셔서 상황을 설명해 드린 적이 있는데, "이럴줄 알았으면 제가 후원을 더 할 걸 그랬어요. 제가 더 많이 후원해서, 더 많이 나눌 수 있게 했어야 했는데..."하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이 이야기를 듣고 정말 그 따뜻한 마음에 큰 감동을 받았어요.
이 외에도 많은 응원의 메시지를 받았는데요. 오마이컴퍼니 플랫폼을 통해서 실시간으로 참여하신 분들의 글을 그때그때 다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답니다.
저희의 비전은 '아이들이 마음껏 꿈꾸는, 일상이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에요. 여기서 말하는 아이란 단순히 어린 아이나 청소년만을 말하지는 않아요. 피해자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소외된 사람도 포함하고 있어요. 이러한 비전 아래에 생명안전공원 건립을 통해서 '안전한 사회'에 대한 가치가 널리 퍼져나가고, 또 안전 문화가 사회에 단단히 뿌리내리도록 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그리고 최근 시작된 프로젝트도 있는데요. "4·16재단이 재난 참사 피해자를 만나다"라는 프로젝트로 그동안 우리가 잊고 있었던 사회적 재난 참사를 되돌아보고, 피해자들이 슬픔을 딛고 어떠한 삶을 살고 있는지 카드 뉴스 형식으로 안내하는 시리즈예요. '스텔라데이지호' 참사를 시작으로 KAL858기 참사, 인현동 화재 참사, 제천 화재 참사,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까지 총 5개의 재난 참사에 대해 다룰 예정이에요.
저희는 세월호 참사에 관한 이슈뿐만 아니라 사회적 참사 전반에 대해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답니다. 앞으로도 생명과 인권이 존중되는 사회, 일상의 안전이 보장되는 사회를 위해 나아가는 4·16재단의 모습을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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