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습니다. 아니 알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2020년 10월 24일 우연한 계기로 진도 팽목항에 다녀와 유가족분들의 해설을 듣고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6년이 지난 그곳의 흔적을 몸으로 느꼈습니다. 유난히 짙었던 바다 냄새, 차가웠던 바람, 그리고 노란 리본까지, 사람들이 왜 그토록 분노하고 안타까워했는지를 이제야 알았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세월호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희미해져 가고 있었습니다. 2021년 4월 15일인 공소시효 만료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제 주위 사람들은 잊고 있더군요. 저는 작게라도 이 희미해져가는 기억을 붙잡아보려고 합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누군가 말을 한다면 우리의 기억 속에 오래 남지 않을까? 이러한 고민 끝에 '듣는 세월호'를 생각했습니다. '듣는 세월호'란 세월호 유가족분들의 목소리를 녹음해서 라디오에 광고하는 것입니다. 라디오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알린다면 분명 사람들의 기억 속에 더 오래 남고 조금 더 귀를 기울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듣는 세월호'를 통해 무관심을 관심으로, 희미해진 기억을 선명한 기억으로 바꾸고 싶습니다.
진도 팽목항을 가보았을 때 여러 감정과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보면 좋겠지만 거리도 멀고 코로나로 인해 가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저는 이번 프로젝트에 후원하신 것에 대한 답례로 팽목항과 유가족분들이 활동하는 사진집을 만들어 리워드로 전달해 드리고 싶습니다.이 방법이 팽목항과 유가족 분들을 직접 뵙는 것만큼은 아니겠지만 최대한 열심히 촬영하여 그 현장의 감동과 상황을 전달해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