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네팔 봉사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경제 상황이 넉넉하지 않음에도 고아 12명을 키우는 선교사, 그리고 국가의 경제 발전을 위해 열심히 영어를 공부하는 청년들,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매일 아침마다 식사를 제공하는 목사님을 만났습니다.
자신의 이익보다 주변 사람 그리고 사회의 발전을 위해 힘쓰는 네팔의 시민들을 보면서 희망을 본 저는 이다음에 네팔에는 이번처럼 봉사하러 가지 않아도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저에게 뜻깊은 네팔 봉사활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오는 길에 몇 가지 생각이 머리에 떠올랐습니다.
의문에 대한 대답은 찾지 못했지만, 여러 자료를 조사하면서 가난한 사람은 계속 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부유한 사람은 더욱 배불리 이익을 챙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는 선진국 수준이며 복지정책도 잘 구현이 되어 있지만, 변함없이 봉사단체와 복지기관이 필요합니다. 왜 그런지 계속 고민하면서 여러 자료를 조사하였고, 이를 통해 ‘소외계층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일을 하고 싶은 꿈이 생겼습니다.
빈곤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경제적 자립을 위한 일자리와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식품 및 생필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복지서비스 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취약계층 고령자의 식생활 중 '식품을 다양하게 골고루 섭취하지 못한다.', '식재료 구입비용이 부담스럽다.'의 응답 비율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이 두 가지의 요소를 접근성이 좋은 '슈퍼마켓'에서 충족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마침 영국의 사회적 기업 'Community Shop'을 알게 되었습니다.
2013년 영국의 한 사회적 기업이 'Community Shop'이라는 슈퍼마켓을 열었습니다.
Community Shop은 생계가 어려운 저소득층 시민들을 선정하여 4주간의 일자리 교육을 한 후 회원자격을 부여하는데요. 일반 슈퍼마켓과 다른 이 곳 물품의 가격은 일반 슈퍼마켓보다 70% 이상 할인되어 매우 저렴하다고 합니다.
바로 유통기한이 임박하였거나 포장이 훼손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버려지는 여유식품을 기부받거나 저렴하게 사오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품질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 마트에 진열해도 문제없을 만큼 품질에 문제가 없고, 사람들이 실제로 소비하는 제품인 만큼 안전성에 대한 검증도 더 꼼꼼히 합니다.
이와 비슷한 국내 사례는 몇몇 있으나, 실제 사용자 후기를 보니 아직까지 사회 취약계층의 욕구를 제대로 충족시켜줄만한 사회적 슈퍼마켓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모두의 Supermarket'이라는 한국형 사회적 슈퍼마켓을 생각하게 되었어요!
기존의 사회적 슈퍼마켓은 대형마트 위주로 운영하지만, 모두의 Supermarket은 한국의 소상공인 분들에게도 공급을 받습니다.
무엇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할 때 한국 사회의 특징인 '눈치보기' 문화도 완화하기 위해 회원의 범위를 확대했습니다. 장을 보는 사람 중 누가 취약계층인지, 봉사자인지, 공급자인지 모르도록 말이죠.
먼저 대형마트나 소상공인 및 1차 산업 종사자로부터 제품을 기부받거나 저렴하게 구매합니다. 여기서 구입하는 품목은 포장 훼손이나 유통기한 임박, 마트에서는 팔 수 없으나 충분히 섭취가능한 '안전성이 검증된' 식품과 물품입니다.
그 후, 선별된 제품들을 회원들에게 정가보다 50~80% 할인하여 진열합니다.
모두의 Supermarket 고객 기반은 크게 회원/직원/공급자로 나누어져있어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모든 회원이 6개월이 지난 후에 재심사를 해야 한다는 것 입니다.
모두의 Supermarket은 비영리조직이지만 영리기업처럼 운영을 해야하기 때문에 이후에 증가하는 회원들을 전부 수용할 수 없고, 계속 저렴하게 구매하는 행위 또한 장기적으로 봤을 때 그들의 경제적 자립을 방해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 시민들을 전부 수용하지 않는 이유도 있습니다.
품질에는 문제가 없지만 정가보다 싸게 판매하게 되면, 공급자 입장에서는 상품의 가치가 떨어지는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죠.
6개월 후 재심사를 통해 소득이 일정 한도 이상으로 오른 것이 확인되면, 생계에 어려움을 겪던 저소득층 회원은 회원자격이 박탈됨과 동시에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봉사하면서 사회에 공헌한 직원의 경우, 한 번 회원이 되었던 근무자들은 또 다른 사회공헌자에게 기회를 주기 위하여 1년 간 회원의 자격이 박탈됩니다.
1. 모두의 Supermarket의 가장 큰 기대효과는 '사회취약계층의 경제적 자립'입니다. 저소득층 회원은 일자리 교육을 통해 구직에 대한 의지가 생기고, 회원이 된 후에는 저렴하고 다양한 물품을 구매함으로써 사회로 나아가는데 더욱 집중할 수 있습니다.
2. 이러한 과정에는 자활근로교육자, 창고 운영자, 가게 감독자, 판매원, 품질관리원 등 다양한 인력이 필요해요. 일자리 창출에 대한 효과는 덤!
3. 낭비되는 여유 식품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갈 수 있도록 배분하여 환경적/사회적 성과를 이룰 수 있어요.
4. 마지막으로,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지만 기부를 해도 그것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모르기에 일회적 기부로 끝낼 수 밖에 없는 시민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모두의 Supermarket에서는 본인의 공헌과 기부가 어디에 진열되어있고, 누가 구매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모두의 Supermarket은 다양한 사회적 성과와 수요 및 공급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저는 유연한 회원제와 효율적인 유통 시스템 및 일자리 교육이 중심이 된 모두의 Supermarket을 통해 우리나라 빈곤층의 경제적 자립과 사회 공헌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인식이 발전할 수 있음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와 여러 문제로 부정적인 소식만 가득한 요즘 시대에 모두의 Supermarket을 이루는 많은 분들의 공헌으로 따뜻한 한 줄기의 빛들이 하나씩 모여 큰 빛을 이룰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모두의 Supermaket의 모도리가 되어 사회가 빈틈없이 따뜻해질 수 있도록 함께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