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펀딩은 세월호 유가족 아버님께서 진상규명을 위해 직접 쓴 두 번째 책이자, 아들의 꿈을 이루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다시는 같은 아픔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며 펀딩에 올립니다.
- 펀딩팀 일동
네가 살아서 스스로 해야 할 일을
대신 해주는 게 무척 슬프단다
세월호 참사로 먼저 떠난 아들의 장례를 치른 후 아빠는 유품을 정리하다가 노트를 발견했습니다. 중학교를 졸업하며 끄적거렸던 그 노트 속에 아들이 정리해둔 '버킷리스트'가 있었습니다.
「재즈피아노로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작곡, 일본 여행, DSLR 카메라, 신디사이저, 알바, 공부 전교 10등 안에 들어보기, 경희/중앙/성균관 경영학과 들어가기, 아빠에게 수제 기타 만들어 드리기, 진정으로 남을 위해 봉사하기, 유명한 뮤지션들 사인 받기, 일어/영어 프리토킹, 자서전 내보기, 부모님 효도 여행 보내드리기, 책 2000권 읽기, 공연 20번 뛰기(A.D.H.D 기준)」 등등등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故 박수현 학생이 남긴 버킷리스트는 가족과 친구들이 대신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버킷리스트 18번. 유명 뮤지션 사인 받기.
아빠는 수현이가 떠난 후 수현이가 쓰던 기타에 그토록 좋아하던 국카스텐 밴드 형들의 사인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기타를 들고 국카스텐의 공연을 갔지요.
수현이는 원래 피아노를 아주 잘 쳤는데, 중학생 때 아빠가 알려준 기타 코드 몇 개를 익히더니 이후로는 기타에 푹 빠져지냈습니다.
주말이 되면 아빠와 함께 기타와 피아노를 치며 '작은 연못'도 불렀고, 점점 기타 박사가 되더니 결국엔 친구들을 모아 A.D.H.D라는 밴드까지 결성했던 아들이었지요.
수현이는 국카스텐의 '어서 말을 해', 거울'을 가장 좋아했습니다. 지금도 아빠는 수현이에게 가면 두 노래를 꼭 들려주고 있습니다.
우상으로 생각하던 YB, 김종서, 서문탁,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을 비롯한 100명이 넘는 뮤지션들이 감사하게도 수현이의 버킷리스트에 동참해주셨습니다. 이렇게 대신 해주어야 하는 것이 무척 슬프지만, 아빠는 아들의 소원 중 한가지를 이뤄냈다는 것에 작은 위로를 얻었다고 말합니다.
- 2014.8 완료
버킷리스트 2번. 작곡하기.
작곡하기는 수현이를 보내야 했던 마지막 날 아침에 기타 연주를 들려줬던 사촌형이 이뤄줬습니다. 수현이를 위해 만든 곡이었습니다. 나중이 되어서 '궁금한 이야기 Y'에 수현이 이야기가 나올 때 배경음으로도 쓰였습니다.
버킷리스트 7번과 24번,
전교 10등 안에 들어보기와 내신 2등급 유지하기.
이 쉽지 않은 목표는 수현이 누나가 이뤄냈습니다.
버킷리스트 20번. 책 2000권 읽기.
책 2000권은 너무 많아서 가족들이 나눠서 하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각자 스탬프를 만들어서, 읽은 책에 이렇게 표시했습니다.
- 2014년 완료
수현이는 일본 문학을 좋아해 일본에 가보고 싶어했습니다. 수현이가 떠난 후, 가족들은 수현이의 사진을 들고 온가족이 함께 하는 겨울방학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수현이가 좋아했던 참치회도 먹고, 유독 악기에 관심이 많았던 수현이였기에 자기 생일과 친구 생일이 되면 낙원상가에 가던 수현이가 무조건 갔었을 일본의 유명 악기상가도 함께 다녀왔습니다.
- 2015.1 완료
버킷리스트 23. 밴드 공연 20회 뛰기.
기타와 악기에 관심을 보이던 수현이가 중학생 때 결성한 A.D.H.D 밴드. 8명으로 출발한 밴드였지만, 세월호 참사로 인해 수현이를 포함한 김건우, 오경미, 이재욱, 홍순영은 공연에 불참해야 했습니다.
단원고등학교가 아닌 다른 고등학교로 진학해 남아있는 3명의 멤버. 김재강(드럼), 김재성(기타), 나기훈(베이스) 3명이 많은 분들의 도움과 함께 버킷리스트를 이뤄냈습니다.
이 꿈을 이뤄내기 위해 70여개의 밴드 분들이 동참해 도와주셨습니다. 20번을 모두 채우지는 못했지만, 매달 공연을 이어나갔습니다. 8개 반(10반까지있지만 다 하지 못했어요), 그리고 일반인 희생자와 미수습자를 기다리는 2번의 공연까지 총 10회를 완료했습니다.
아직 채우지 못한 20번의 공연은 친구들이 마저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밴드 '로진'도 그 중 하나이지요.
우리 셋만의 공연이 아니라,
우리들의 공연이라 생각해.
(하늘에서) 많이 웃고 즐겼으면 좋겠다
- 수현이의 A.D.H.D 멤버들, 공연 후 인터뷰 中
남은 3명의 멤버 재강, 재성, 기훈.
이 친구들은 고3이었음에도 수현이의 버킷리스트를 위해 하루 6시간씩 연습해 공연해주었습니다.
원래 공연은 아마추어가 먼저 무대를 선 후, 프로가 메인 무대에 서지만 도와주신 프로 밴드와 스탭 분들에 의해 기존 공연 문법을 파격적으로 바꿔 프로 밴드가 먼저 공연을 한 후, A.D.H.D 밴드가 메인 무대에 설 수 있게 배려해주셨습니다.
이런 기적 같은 마음들이 모여 전무후무할 공연도 성공해냈습니다.
- 2015년 완료
책 2000권 읽기는 결코 쉽지 않은 목표였지만, 온가족이 함께 나눠서 하고 있습니다.
수현 아빠는 진상규명을 위해 지난 11년 동안 수 십만 장의 진상규명 서류를 읽어내었습니다. 출력해 읽고 정리한 서류가 이젠 250권이 넘었는데, 각각 1000페이지가 넘는 걸 감안하고 어떤 기록들은 반복해서 읽기까지 해야 했던 걸 감안하면 이미 양으로는 충분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빠의 말대로 "수현이가 인정해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지요.
그러나,
버킷리스트 17번. '자서전 내보기'는 아직 진행중입니다.
자서전이라 생각하며 진상규명에 대해 자세하고 두꺼운 책을 내었지만, 진상규명을 완료하지 못했기에 아직 진행중입니다.
수현 아빠는 첫 번째 책이었던 「4·16 세월호 사건 기록연구」 에 대해 이렇게 남겼습니다.
아들이 남기고 간 버킷리스트엔
'자서전 쓰기'라는 과제가 있었다.
나는 이 책을
아들의 자서전을 쓰는 심정과 함께 쓰고 있다.
피지도 못한 꽃봉오리로 원통하게 세상을 등진
아들과 친구들이 하늘나라에서 이 책을 읽고
조금이라도 위로받길 희망한다.
부디 이 책이
'세월호 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의
새로운 시작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하늘나라에 있는 아들과 친구들에게 보낸다.
이번에 준비하고 계신 두 번째 책도 같은 심경으로 쓰고 계시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빠의 첫 책이 나온 후 국가가 진행한 3차례의 조사(특조위, 선조위, 사참위)가 모두 종료되었습니다. 탄핵된 당시 윤석열 검사가 주도했던 특별수사단도 종료되었지요.
특조위는 '모르는 부분이 많아 더 조사해야 한다'는 결론을.
선조위는 '답을 결정하지 못해 두 가지 의견을 싣는다'는 결론을.
사참위는 '더 조사해야 하며, 확실하게 틀린 의혹들을
배제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결국, 우리는 '더 조사해야 한다'는 매듭짓지 못한 결론을 내리고 표류중인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게다가 현 시점에서 추가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은 대단히 희박하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그마저도 사참위 종합보고서(집필진이 작성)와 개별보고서(조사관이 작성)의 주장이 다르고, 그 차이와 모순에 대해서도 사회적으로 논의되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를 확인할 사참위 홈페이지마저 폐쇄되어 현재는 접속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대놓고 덮으려 했던 정황이 가득한 세월호 초기 수사 서류들을 보며 부실 수사에 대한 답답함에 이어, 후일 다시 윤석열 검사 체제 하에서 발족했던 '특별수사단'의 결론 또한 면죄부 발급에 가까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초기 수사를 진행했던 것도 윤석열 검사의 최측근 검사들이었다는 것도 이제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요.
이대로는 참사의 반복을 막아내는 것도, 수현이의 버킷리스트도 이루기 어려워보입니다.
이 글을 작성하는 저희 펀딩팀은 지난 수 년간 수현 아빠를 만나 함께 고민하고 공부하며 느낀 것이 있습니다. 이미 출판했던 첫 번째 책 「4·16 세월호 사건 기록연구」에서 다뤘던 내용조차 일반 시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확인하지 못한 의문과 이미 기각된 의문도 구분되고 정리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이번 두 번째 책은 이번 펀딩을 통해 여러분과 더 만났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기를 쓰는 수현 아빠와 유가족 분들 곁에, 여러분이 여전히 함께 하고 계시다는 표현을 펀딩으로 함께 해주세요.
이번 두 번째 책을 출판함으로 인해 매듭짓지 못한 진상규명이 재조명을 받아, 비로소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아버님께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 2025, 11년 8개월째 진상규명 연구 현재진행중
< 리워드 옵션은 아래와 같습니다 >
| 10,000원 | 개인 후원, 도서에 크레딧 기재(출판일 이후 후원은 2쇄에 반영됩니다) |
| 30,000원 | 개인/가족 후원, 도서에 가족 크레딧 기재(출판일 이후 후원은 2쇄에 반영됩니다) |
| 100,000원 | 개인/가족 후원(택), 도서에 크레딧 기재 + 도서 1권 배송 | (출판일 이후 후원은 2쇄에 반영됩니다) |
| 300,000원 | 개인/가족 후원(택), 도서에 크레딧 기재 + 도서 1권 배송 + 학교/지역 도서관에 추가 2권 기증 | (출판일 이후 후원은 2쇄에 반영됩니다) |
| 해외 거주자 참여 | 협의가 필요하니, 문의 주시기 바랍니다 |
< 펀딩 후원금은 아래와 같이 쓰입니다 >
| 사용처 | 비용 | 비고 |
| 출판비 | 5,000,000 | 후원금 전액, 부족시 수현 아버님 개인 부담 |
| 배송비 | - | 사전 추정 불가, 수현 아버님 개인 부담 |
※ 후원액 초과달성시, 수현 아버님의 개인 부담(배송비, 수수료)분을 제하겠습니다.
< 책 내용 일부보기 >
사실상 국가가 주도하는 진상규명 절차는 사참위 종료인 2022년 9월에 막을 내렸다. 그렇다면 과연 현 시점에 같은 사고가 다시 일어나면 막아내고 생명들을 지켜낼 수 있을까?
참사 이후 강산이 한 번 변하고, 다시 2년이 흘렀다. 그동안 700여 건의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검찰/법원/감사원의 자료들을 모아 흝어져있던 진실의 고리를 최대한 복원했다.
해경 구조 매뉴얼은 얼마나 촘촘했으며, 얼마나 잘 지켜졌을까. 지금은 보완되고 잘 지켜지고 있을까.
이 책이 구조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선으로 쓰이길 바란다.
시간이 더 흘러 세월호 참사가 한 페이지로 요약되는 날이 왔을 때, 같은 죽음이 생기지 않게 만든 사건이었다고. 진상규명을 해낸 사건이고, 포기하지 않은 사랑 덕분이라고 평가 받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