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여덟 시 십 분, 장애인콜택시를 기다립니다.
양주에서 노원까지 왕복 70킬로미터의 길입니다.
아홉 시에 도착하고, 오후에는 다시 두 시간을 달립니다.
이 길을 견딘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학교에 있는 동안, 딸에게도 ‘낮’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올해 스물한 살인 딸은 내년 1월,
십오 년의 특수교육을 마치는 졸업식을 앞두고 있습니다.
첫 번째 전환기는 입학이었습니다.
마땅한 학교가 없어 시위 끝에 자리를 얻었습니다.
서울 노원의 특수학교에서 보낸 일곱 해 동안,
스쿨버스는 딸의 일상을 이어 주었습니다.
발작과 경련, 기저귀와 위루관.
말 대신 사용하는 보완대체의사소통 (AAC)까지.
돌봄에는 쉬는 날이 없었지만,
학교가 있는 날에는 함께 살아갈 낮이 있었습니다.
이십여 년 전, 부모회 선배들은
지적·발달장애에 뇌병변이 겹친 자녀들을 두고
‘중증중복장애인’이라 불렀습니다.
법률용어가 아니었습니다.
겹겹이 쌓인 소외에 이름을 붙이는 일.
그것이 우리 이야기의 시작이었습니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복지관 프로그램과
주간보호센터, 직업훈련, 대학의 길이 있습니다.
하지만 뇌병변이 겹치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기저귀와 위루관, 석션과 AAC를 이해하는
돌봄 인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맡겨지는 시간이 아니라, 살아가는 하루가 됩니다.
그런 전용 공간은 서울에도 세 곳뿐이며,
한 해에 받는 분은 45명입니다.
경기도에는 아직 한 곳도 없습니다.
졸업장을 받는 날, 이어지던 낮이 끊기는 이유입니다.
올해 3월부터 통합돌봄이 전국으로 시행됩니다.
그러나 지자체가 뽑는 ‘최중증’의 기준은
도전행동을 자주 보이는 발달장애인에 맞춰져 있습니다.
뇌병변장애인은 제도의 문턱 앞에서 다시 멈춥니다.
돌봄을 맡기는 곳이 아니라,
낮을 살아갈 보금자리를 만들고 싶습니다.
경기도의 20대 뇌병변장애인은 약 1천7백 명입니다.
가족까지 더하면 약 5천1백 명입니다.
성년이 되는 이 세대가
이 공간을 기다리는 사람들입니다.
경기도 뇌병변장애인 가족은 16만 명,
전국의 발달장애인 가족은 3백만 명입니다.
양주시민 30만 명과 후원자, 전국민 5천1백만 명이
이 전환기의 자리를 함께 바라봐 주시길 바랍니다.
경기도는 2021년 전국 최초로
뇌병변장애인 지원조례를 만들었습니다.
그 시작에는 부모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조례 뒤에 예산이 오지 않았고, 자리는 여전히 부족합니다.
이번에는 우리가 짓고자 합니다.
정책을 만들던 부모회와 성인발달장애인을 위해
함께해 온 부모연대가 손을 잡았습니다.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시에서 무상공여받을 부지 위에.
학교 입학, 졸업 후 사회진출, 그리고 노년까지.
생애주기별 전환기마다 끊기지 않을 낮을
양주에서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그 결심의 첫 페이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