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목소리,김창생,제주4.3,재일동포,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봄

"Book Story"


바람 목소리가 나오기까지



저는 바람 목소리의 번역을 맡은 ‘서원오’라고 합니다.
바람 목소리는 재일동포 2세 김창생 작가의 소설
‘風の声 바람의 소리’ 한국어판 소설입니다.

제가 지금부터 바람 목소리가 한국어판으로 나오기까지의
이야기를 전해 드리려고 하는데요,

정말 많은 사람들의 인연과 도움으로 출간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여러분들의 관심으로 바람 목소리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목소리를 전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럼 바람 목소리의 "Book Story" 시작합니다!

 

 

 

일본에서 건너온 뜻밖의 선물


2020년 4월 하순, 저에게 일본에서 뜻밖의 선물이 날아들었습니다.
재일동포 2세인 김창생 작가님의 소설
‘風の声 바람의 소리 한 권과 정갈한 손편지였습니다.

‘서원오 선생님께! 딸 민수로부터 이야기 많이 들었습니다.
이달 4월 3일, 저의 소설이 일본에서 출판되었습니다.
시간이 있을 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사카의 재일동포 극단

[달오름] 대표 김민수와의 만남

김창생 작가님보다 그녀의 딸 김민수 대표와의 인연이 먼저였습니다.
[달오름]은 창단 이래 일본 사회의 차별 속에서도 당당히 살아가는 재일동포의 삶을 연극으로 올리는 작업을 해 오고 있습니다.

2016년 [달오름]에서 공연한 ‘그녀 눈길 너머’를 시작으로 ‘4.24의 바람’, ‘치마저고리’ 등 몇몇의 대본 번역과 자막 작업을 함께 하는 과정에서 재일동포의 애환을 공감하며 김민수 대표와 우정을 쌓아오던 중,

2018년 5월에 어머니의 에세이집이 출간되었다며
‘済州島で暮らせば 제주도에서 살아가면’를 보내주었습니다.
그것이 저에게는 김창생 작가님과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劇団タルオルム | 극단 달오름 (dal-o-reum.com)

 

 

김창생 작가의 에세이집
済州島らせば 제주도에서 살아가면(新幹社)

출생지를 선택할 수 없었던 것이 평생의 한이었던 재일동포 2세 작가가
적어도 눈을 감는 장소만큼은 스스로 택하고 싶어서
예순이 가까운 나이에 결단을 내리고 이주하여 정착한 부모님의 고향 땅 제주도.

그 제주도에서의 7년간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이 에세이집은
‘제주도의 흙이 된다는 것’(2018. 도서출판 전망)이라는 이름으로
국내에서도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작가는 제주 4.3으로, 한국전쟁으로, 강정으로, 촛불 혁명으로 이슈를 옮겨가며
그 일관된 메시지를 제주도의 일상을 통해 담담하게 그려냈습니다.

책을 읽은 저는 여태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작가를 존경하고
흠모까지 하게 되었고, 꼭 만나 뵙고 싶어졌습니다.
찐팬이 되어 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녀의 장편 소설 바람의 소리(新幹社)

김창생 작가님의 정갈한 손편지와 함께 전해진 ‘風の声 바람의 소리.

책장을 열자 치마저고리를 입은 예쁜 설아와 동아가 제게로 걸어 나왔습니다.
그들은 제 손을 잡고 제주도로, 오사카의 조선시장으로, 조선인 거주지 이카이노로, 그리고 다시 제주도로 보란 듯이 저를 데리고 다녔습니다.

그렇게 두 달이 넘도록 저는 그들과 함께 울고, 웃고, 분노하며 하나가 되어 갔습니다.

어느새 저는 제주 4.3의 광풍에 휘말린 쌍둥이 자매 설아와 동아의 망향가
오사카의 이카이노와 제주도의 오름에서 그들과 함께 부르고 있었습니다.

 

 

번역에 매달리다

그날 이후 작품의 감동과 흥미에 취해 있던 저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음에도 이 책을 번역하기 시작했습니다.
부족한 일본어 실력이기에 그만큼 밤잠을 쪼개가며 번역에 매달려야 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습니다.

적어도 제가 3년 전부터 몸담아 온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봄’(이하 '봄')
회원들에게만큼은 꼭 소개하고 싶었고, 그 감동을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오로지 겸손한 마음으로 많은 자료를 찾고 검토하며
작가의 마음과 동화되어 보려고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며 불면의 밤을 보낸 끝에
마침내 '봄'의 운영위원회에 이 작품의 번역 초고본과 출판 계획서를
떨리는 마음으로 제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아자!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일본에서의 어렵고 힘든 차별 속에서도
정체성을 지키고 이어가기 위한 동포들의 노력은 참으로 눈물겹습니다.

그 세월이 70년 넘게 지속되고 있습니다.
부끄럽게도 그동안 우리나라는 동포들에게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았고,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많이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같이 가는 활동들이 필요하다는 마음으로
2018년 12월 1일 '봄'이 생겼습니다.

조선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환하게 웃으며 했던 말,
“부산에도 고향에도 우리를 지지하고 예뻐하는
 이모·삼촌·친구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무엇보다 어려운 세월을 살아온 동포들을 이해하고 안아주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봄'은 그런 마음으로 천천히 한 걸음씩 걸어가고 있습니다.

바람 목소리제주4.3 사건으로 일본으로 건너가게 된 쌍둥이 자매의 이야기를
통해 재일동포들의 역사와 삶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저와 그리고 '봄'과 함께
재일동포들의 삶에 한 걸음 들어가 보시겠습니까?

 

 


'바람 목소리' 살짝 느껴보기


1948
,
제주 43의 광풍에 휘말린 쌍둥이 자매의 오사카 타향살이
오사카 한인촌, 이카이노(猪飼野)에 스미는 설아와 동아의 망향가!



“설아야! 동아야! 어떻게 해야 너희들을 지킬 수 있을까?! 삼팔따라지(‘서북청년회’를 가리킴. 북에서 38선을 넘어 남하한 극우 반공단체) 놈들이 여기저기서 말로는 못할 악행을 저지르고 다닌다는구나. 젊은 여자가 눈에 띄면 물불을 안 가린대. 어린애도 상관하지 않는다던데 하물며 너희들이 쌍둥이란 걸 알면…… 아아! 어떻게 하면 너희들을 지킬 수가 있을까?!"
........................................................................................................................................................

“배가 고플 거다. 배가 고프겠지만 며칠간은 아무것도 먹을 수가 없을 거야. 배가 흔들리면 뱃속의 모든 걸 다 토하게 될 거고 겨우 물이나 마시는 게 고작일 거다. 물을 마실 수 있게 되면 된장을 핥고 콩을 씹어서 먹어라. 다시 말하지만 잡은 손을 절대로 놓아서는 안 된다! 너희들은 둘이서 하나다. 너희들은 절대 혼자서는 살 수가 없어!”
........................................................................................................................................................“업힌 아들이 콜록거릴 때마다 피를 토했대. 뜨뜻미지근한 피가 박 씨의 등을 적셨다는 거야. 박 씨는 아들이 죽더라도 제발 집에서 죽게 하고 싶다고 생각했대.
........................................................................................................................................................

“동아 아버지! 그놈들이 말하는 걸 분명히 들었어. 여기는 폭도의 집이라고. 그놈들은 또 이리로 몰려올 거야. 도망가! 지금 당장! 배를 가득 채워서 산으로 보내고 싶지만, 물독도 깨져버렸어. 새벽녘에 놈들이 다시 올 거야!”
........................................................................................................................................................

“이런 끔찍한 일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고 당신이 늘 말했잖아. 그러니까 도망쳐! 헛되게 죽임을 당하는 건 내가 용납하지 않을 거야. 난 여기서 기다릴게. 당신이 돌아오길 이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동아는 손을 뒤로 해서 문을 닫았다.
“뭐야?! 빨리 나가!”
“열 살 때부터 같이 자란 사이잖아, 부끄러워하긴.”
문 건너편에서 시춘과 희영이 귀를 세우고 있었다. 그것을 알고 있는 희동은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바보! 꺼져!” 동아도 소리를 낮춰 응수했다.
“바보라고 말하는 사람이 바보래~요! 바~보!” 동아가 입을 뾰족하게 내밀며 희동에게 다가갔다. 뒷걸음질 치는 희동에게 동아가 속삭였다.
“나, 희동이 너라면 괜찮아. 니가 뭘 해도…”
........................................................................................................................................................

“우리 어무니는 내가 말귀를 알아들을 무렵부터 제주 사투리의 조선말을 가르쳐 주셨어. 내게 민족혼을 불어넣어 주셨던 거야. 일곱 살에 조선학교에 입학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학교를 다녔지. 그랬었는데 불과 일 년 만에 학교가 폐쇄되고 말았어. ‘한신교육사건’이 터졌던 거야. 당신이 있던 제주도에서 4・3사건이 일어난 해였어. 난 억지로 일본인 학교로 편입됐고 당신을 처음 만났던 게 그 무렵이었지.
........................................................................................................................................................

.

.

.

.

 

'봄'과 함께 살짝 느껴본 바람 목소리! 어떠셨나요?

바람 목소리는 번역했던 저에게도 특별한 의미랍니다.
저는 부산에서 활동하는 연극배우이자 일본어 관광 통역사이기도 합니다.
2013년 [극단 일터]의 연극 '회나뭇골 사람들' 일본어 번역을 맡은 이후
한국과 일본의 여러 극단의 대본을 번역해왔습니다.

그러던 중 2015년 [이스크라21]의 다큐멘터리 영화 '항로-제주,조선,오사카'를 보게 되었고,
저는 재일동포와 조선학교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키워가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2018년 12월, 부산의 27개 단체와 시민들이 모여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봄'을 탄생시킨 감격적인 날!
저도 한 구석에서 그들과 함께 뜨겁게 손을 잡고 있었답니다.
만세!

그 후 지금까지 저는 '봄'에서 조선학교 학생들의 웃음과 밝은 미래를 위해,
차별받지 않고 공부할 수 있는 미래를 위해
행복하게 재일동포와의 교류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바람 목소리의 번역 출간은 그 교류사업 중에서도
제가 가장 도움이 될 수 있는 작업이었기에 더 행복하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바람 목소리는 제주4.3사건으로 제주를 떠난 쌍둥이 자매 설아와 동아의
일본 이카이노에서의 생활을 통해 재일1세들의 삶을 그리고 있습니다.
제주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그 당시의 가슴 저린 제주4.3의 이야기,
재일1세 그리고 2세・3세로 이어지는 타국 땅에서 겪는 모진 차별,
부모님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들을 한편으로는 너무 애절하게,
한편으로는 너무나 담담하게 그려낸 소설입니다.

많은 분들이 바람 목소리를 만나
우리가 잊고 있었던, 또는 외면하고 있던 우리들의 역사를
쌍둥이 자매 설아와 동아를 통해 꼭 한번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바람 목소리저자 김창생(金蒼生)


1951년, 일본의 재일동포 최대 거주지역인
오사카의 이카이노에서 태어나고 자란 재일 2세로,
일본 이름으로 일본의 초・중학교를 다니고
오사카조선고급학교에 편입하여 본명을 되찾아 민족적 열등감에서 벗어났다.

2010년 늦가을 조상의 땅 제주도에 이주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저서에 '나의 이카이노',
'붉은 열매―김창생 작품집',
'이카이노발 코리안 카루타',
'제주도에서 살면'('제주도의 흙이 된다는 것'으로 한국어 번역 출간),
'바람의 목소리'(일본어판) 등이 있고,
'재일문학전집' 제10권에 4편의 단편소설을 수록했으며,
한일 번역서 '제주 4.3사건' 제6권 등이 있다.

 

 

리워드 안내

바람 목소리
   : 신국판(150*220), 232페이지



 

바람 목소리 엽서(2장) : 김창생 작가가 직접 그린 삽화 이미지
│ 조선학교 엽서(3장) : 조선학교와 관련된 사진 이미지

 


 │'봄'의 회원인 [독도문방구]의 독도 이미지가 새겨진
   '납짝넙쩍독도연필''독도지우개'

 

바람 목소리 '봄'의 로고가 새겨진 OTG USB(용량 8G)
  : 스마트폰 C타입과 USB를 듀얼로 사용


바람 목소리의 표지 이미지와 '봄'의 로고가 새겨진 패브릭포스터
  : (사이즈 400X600)



+ '무조건리워드'로 진행되는 펀딩입니다. 후원 참여시 바로 결제됩니다.

 

 

제작일정 및 배송안내

+ 4월3일 ~ 5월3일 : 펀딩 기간
   4월18일 : 1차 배송 시작(이후 결제 순서에 따라 주 1회 배송될 예정입니다.)

+ 모든 리워드는 배송비 포함 가격입니다.
   (도서산간지역의 경우 발생하는 추가 배송비는 '봄'에서 부담합니다.)

+ 프로젝트나 리워드와 관련한 문의사항은
   '봄' 이메일 joseonschool@naver.com 또는
   '봄' 사무국 (051)465-1112로 문의주세요.
   

 

펀딩모금 사용계획

 + 이번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모금된 금액은 바람 목소리 책 제작비
(인쇄, 디자인비 등)와 리워드 제작비로 사용될 예정이며,
재일동포와 조선학교 학생들을 위한 차별 반대 행동 및
조선학교를 알리는 국내 활동비로 쓰여질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