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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오마이컴퍼니가 만난 그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Interview (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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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작별의 시간을 만들다 <꽃잠>
등록일
2018-07-04
등록자
오마이컴퍼니


순간 순간이 품위있고 아름다운
작별의 시간을 만드는 장례문화기업
꽃잠의 유종희 대표님을 만났습니다.

 

꽃잠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영원히 기억될 깊은 잠'이라는 뜻의 꽃잠은 기존의 획일적이고 엄격한 장례식의 강요하기보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새로운 엔딩 스타일을 제시하는 장례문화기업이에요. 또한 이를 혼자가 아니라 여러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고 참여할 수 있는 커뮤니티이기도 하죠.  

꽃잠의 작은장례식은 1인 가구나 핵가족과 같은 새로운 가족 형태에 맞춘 장례서비스로, 가족을 중심으로 해서 소규모 형태로 진행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에요. 비록 규모는 작지만, 애도는 깊은 장례식이랍니다.  
꽃잠의 커뮤니티 서비스는 죽음과 장례를 '우리 삶과는 무관한 것'으로 치부하는 게 아니라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준비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나 공연, 전시 등의 활동들이에요. 
꽃잠 서비스 둘러보기

 

 

꽃잠은 어떻게 만들게 되셨나요?

2016년 봄날작은아버지로부터 뜻밖의 전화 한 통을 받았어요. 14년 전, 이혼을 하시고 지방으로 내려가 혼자 지내며 생활하셨던 작은어머니의 부고 소식이었어요가정형편이 좋지 않아 가족들의 왕래는 거의 없었고, 홀로 쓸쓸히 몇 개월을 돌아가신 채 방치되었다가 나중에 발견되었다고 해요. 그 소식을 듣고 저는 너무도 가슴이 아팠어요작은아버지께서는 장례식조차 치를 수 없는 형편이셨기에 서둘러 유품을 정리하고 빠르게 화장을 진행하셨어요. 50년 세상살이가 가족들과의 작별 시간도 없이 화장장에서 1시간 동안 활활 불타올랐어요

저는 이 경험으로 나와는 전혀 상관없을 것 같았던 안타까운 죽음이 사실은 나와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돌이켜보면 그 동안 우리는 장례 본연의 의미는 담지 못하고 형식만 남은 획일적인 장례를 치르고 있었어요하지만 장례란, 고인을 보내는 마지막 숭고한 의식인 동시에 가족과 조문객이 함께 고인을 추억하는 잔치라 생각해요. 이후 저는 장례지도사가 되었고, 이러한 잊혀진 장례의 의미를 다시 되살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고인의 삶의 이야기를 담은 장례를 진행하는 꽃잠을 시작했어요.

 

꽃잠의 커뮤니티 서비스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주세요.

꽃잠에서는 <그림책 읽어주는 장례지도사>, <내 삶을 바꾸는 죽음 명상>과 같이 죽음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들을 정기적으로 마련하고 있어요. 생각해보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장례를 직접 치르는 횟수는 많지 않아요. 그러다보니까 장례란 인생에서 꼭 한 번은 거쳐가는 통과의례인데, 그 앞에서는 한 없이 작아지고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이 들곤 하죠. 

문제는 바로 이 지점에서 발생해요. 평소에 잘 생각해보지 못하고, 오히려 기피해왔던 일이었기 때문에 막상 장례를 치러야 할 때에는 준비 없이 진행하게 돼요. 그러다보니 나중에는 후회가 남게 되죠. 꽃잠은 이러한 문화를 바꾸고 싶었어요. 그래서 단순히 작은장례식만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죽음과 장례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어요. '우리 삶에서 죽음은 무엇인지', '나에게 장례란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들을 말이죠. 

이러한 생각에서 시작된 것이 바로 '삶과 죽음을 이야기하는 커뮤니티'예요. 죽음을 터부시하지 않는 사회는 역설적으로 보다 더 가치있는 삶을 추구하는 성숙한 사회라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꽃잠의 커뮤니티 역시 죽음을 말하지만, 오히려 삶을 이야기하는 커뮤니티라 할 수 있지요.

 

죽음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사람들은 어떤 반응인가요?

지난 3월, <그림책 읽어주는 장례지도사>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분께서 얼마 전에 연락을 주셨어요.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마음 속에 늘 자리잡고 있었던 먼저 떠난 친구를 떠올렸고, 그 친구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하셨대요. 그리고 19년만에 용기를 내어 그 친구를 기억하는 사람들과 함께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고 해요. 또 다른 참여자 분은 치매로 병상에 누워계신 어머님을 떠올렸고,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엄마와의 추억을 하나라도 더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이야기 하셨어요.

이처럼 죽음에 대해서 평소에는 다들 나와는 관련이 없는 것처럼 살아가지만, 사실 죽음과 관련이 없는 사람은 없어요. 커뮤니티 참여자들도 평소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나와 가족의 죽음과 장례를 상상하면서, 살아있는 동안 내 삶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어떤 것부터 준비를 해야할지 차근차근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다고 말해주세요.

 

꽃잠에서는 어떤 분들이 근무하고 계신가요?

꽃잠에는 청년 장례지도사와 시니어 장례지도사가 함께 일하고 있어요. 원래는 문화예술과 관련된 활동들을 해 왔던 팀원들인데, 각자 죽음과 장례에 깊은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장례지도사 자격도 갖추게 되었어요. 플로리스트, 독립영화감독, 문화예술기획자, 학교 선생님 출신 등 다양한 배경의 팀원들이 함께 하고 있고, 장례 상담과 진행, 커뮤니티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 등 각자 분야별로 맡은 역할에 따라 일하고 있어요. 

 

앞으로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서비스가 있다면요?

꽃잠은 이야기가 있는 추모식을 계획하고 있어요. 사실 장례식이 진행되는 3일은 누군가를 충분히 떠나보내기에는 부족한 시간일 수 있어요. 그래서 꽃잠의 추모식은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떠나보낸 사람들이 고인과의 추억이 담긴 사진 등을 모아 전시하고 함께 관람하며 추모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에요. 제한된 기간 안에 빠르게 진행되는 장례식과는 다르게 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 고인을 충분히 애도하고 기억할 수 있고, '그 사람다운' 추모식 테마를 기획해 진행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죠.

 

꽃잠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죽음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작게는 한 가족의, 크게는 공동체 안에서 바라보아야 할 사회적인 문제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건강'과 '웰빙', '젊음'을 추구하는 현대 도시 속에서 죽음은 그 반대의 것으로 여겨지며 소외되고 배제되었어요. 때문에 죽음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장례 산업 역시 '누군가의 시신을 대신 처리해주는' 기능적인 역할로써만 안주하며 각종 부패로 얼룩져 왔죠. 

죽음을 바라보는 태도는 그 사회가 인간과 삶을 대하는 태도와도 연결된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죽음을 다루는 장례 서비스는 사람과 공동체, 사회에 대한 관심을 전제로 해야 해요. 꽃잠은 이러한 장례의 본질을 다시 회복하고, 여럿이 함께 죽음을 말하고 장례를 고민하고 준비하는 문화를 조성해 나가고자 해요.

 


죽음을 통해 삶을 바라본다는 점이 와닿았습니다. 꽃잠과 함께 우리 사회 안에서 죽음과 삶의 가치가 재조명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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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2018-07-31 18:47

    아름다운 장례문화 발전을 위한 꽃잠 유종희/오지민 대표님~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