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의 흔적을 지닌 제품, 파이어마커스

대한민국 소방관의 헌신과 노고를 조금이나마 응원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어 버려지는 소방호스로 가방을 만들어 판매해 소방관들을 조금씩 도와보고자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하게 된 파이어마커스.

지난 프로젝트 성공 이후 만나게 된 파이어마커스의 인터뷰를 소개합니다.


1. 파이어마커스의 출발은 ‘아트파커’라는 브랜드명으로 알고 있는 데, 어떻게 시작하시게 되었나요?

파이어마커스는 서울디자인 재단 4기로 들어왔어요. 당시에 저희는 업사이클링을 하고 있었고 파이어마커스도 폐 소방호스로 업사이클링 제품 제작을 하면서 저희한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그렇게 함께 작업을 하다보니 파이어마커스의 사업성, 사업 아이템, 스토리가 마음에 들었고 함께 일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법인을 만든 것은 작년 6월이었습니다. 저희가 소방 옷을 가방 판매로 해서 장갑 기부를 했었는데 그것보다도 조금 더 캠페인으로 추진해보고자 하는 의견들이 많았습니다. 시민 스스로가 안전을 깊게 고민하고 인식해서 영웅이 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게 ‘소방관을 가장 도와주는 길이라고 생각했죠.


2. 파이어마커스와 마커스랩, 회사명이 다른데 이유가 있으신가요? 회사명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마커는 방점이라는 뜻이에요. 표식이죠. 마커스 랩은 방점을 찍는 사람들 다시 말해서 ‘방점을 찍는다’라는 의미가 있어요. 사실은 흔적보다도 강한 의미에요. 특히나 세월호 이후에 안전에 대한 마커가 누구냐였다면 바로 소방관이었습니다. 우리가 위험에 처할 때마다 소방관을 찾는 이유가 ‘소방관이 우리를 지켜줄 것이다’라는 시민의 잠재적인 욕구가 깔려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행정직, 사무직이 아니라 민생 문제 등 시민들의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공무원들이 많아지는 건 좋다고 생각합니다. 안전 문제 복지 자체가 커지면서 파이어 마커스의 시장도 커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3. 폐소방호수로 가방, 지갑 등을 제작하셨는데 어떤 경로를 통해 폐소방호수를 수집하셨나요?

소방서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개별적으로 수거를 했습니다. 굉장히 어렵게 했고, 그동안에는 다 폐기물 처리를 했었죠. 작년 말까지는 그렇게 했었는데 지금은 소방서에서 폐 소방호스가 나오면 택배로 보내주시곤 합니다.


4. 크라우드펀딩에서 다루고 계신 아이템인 소화기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저희 제품이 가격 면에서는 부담스럽지만 소화기는 오래 쓸 수 있고 평상시에는 디자인 소품으로 활용할 수 있어 여러 모로 이점이 많습니다. 사실 일반 소화기 가격보다 높아서 우려는 했었어요. 다행히도 많은 고객님들이 실물로 보시고 이 제품에 이 가격은 저렴하다고 말씀셨을 때 고민했던 우려는 조금 덜 수 있었죠.


5. 소화기 외에 다른 아이템을 개발하실 계획이 있으신가요?

이규동 대표는 파이어 마커스로 패션 부분을 사업을 담당했고 마커스 랩은 소화기, 마스크라든지 안전용품 사업부분으로 나뉘어져 움직이고 있습니다. 앞으로 개발해보고 싶은 것은 단독경보기를 바로 소방서로 다이렉트로 연결할 수 있도록 IOT 기능을 접목해보는 것입니다. 그동안에는 개발비용이라던지 소방서랑 연계해서 움직인다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업사이클링 가방을 하면서 서울 재난본부,국민안전처와 미팅을 하면서 긍정적인 의견들이 있었습니다.

최근에도 방화복 업사이클링 하는 곳 또한 이규동 대표를 통해서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현재는 소방과 안전에 집중을 하고 싶고 또한 패션에도 관심이 있어 소방룩을 만드는 것에도 집중하고 싶습니다. 밀리터리룩은 있지만 패턴을 활용하면 보드복, 그리고 항공 점퍼 유행했었잖아요? 소방룩도 기획해볼 생각입니다. 디자인 전공한 대학생들이 또는 디자인하시던 분들이 경력 단절되는 경우가 많아요. 패션 쪽은 특히나 더 그렇죠. 사회생활하시면서 일에 치이고 살았기 때문에 결혼하고 나면 포기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그런 분들과도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일을 진행해보려고 합니다.


6. 우리가 잘 쓰지는 않지만, 몰랐던 소화기 사용법이 있을까요?

예전에 나왔던 소화기는 축압식 소화기라고 해서 게이지가 없었어요. 지금은 게이지가 있기 때문에 압력 수치를 확인할 수 있어요. 보통 소화기들이 영하 20도에서 상온에서는 한 40도까지는 그냥 견딜 수는 있어요. 소화기가 안전용품이다보니 생각보다 승인 자체가 까다로워요. 저희가 제품을 출시하더라도 만약에 이번에 10개를 제작하면 금요일 날 한국소방산업 기술원에서 검사를 받고 출고를 해야 해요. 출고될 때마다 검사를 받아야 하죠.

어쨌든 게이즈가 0으로 향하면 이제 압이 다 빠졌다는 뜻이에요. 사용할 수 없어요. 파란 선에 걸려있든지 아니면 살짝 우측으로 향해도 상관없지만 파란 선을 벗어나서 바늘이 0쪽으로 향하면 가스가 없다거나 새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요즘은 분말 없이 물로 들어간 소화기도 있어요. 사용 방법은 일반 소화기랑 똑같습니다.


7. 재난, 사고로부터 안전을 지키는 소방관처럼 파이어마커스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이규동 대표의 아버님이 소방관이셨고 이규동 대표 또한 대학에서 소방학을 전공하였습니다. 그래서 거기서 사업 아이템을 얻게 된 거죠. 시민안전 파수꾼이라고 해서 시민들이 안전, 사고에 대응할 수 있는 단체가 생겼어요. 시민 파수꾼이 서울시에만 4만 8000명 되거든요? 화재나 사건이 났을 때 후처리하는 게 아니라 그전에 예방할 수 있는 안전에 대해 인식할 수 있게끔 캠페인의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화재나 사고가 났을 때 골든아워, 골든타임은 화재 시에는 5분으로 알고 있고요. 응급 시에는 3분 정도 되거든요. 그걸 주변에서 알고 있다면 도울 방법들?
예를 들어서 소방관이 도착하기 전에 행동요령 등에 중점을 두어 캠페인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이외에도 가정집 화재사고가 20%는 주택 사고, 그중에서 80%는 단독주택에서 일어나요. 단독주택은 층층이 소화기가 없는 집이 많아요. 그런 통계 자료들이 어떻게 보면 소화기가 정말 필요하다는 인식을 줄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리고 1인 가구는 정말 소화기가 없어요. 불이 나더라도 소화기를 찾기 위해 나서야 하는데 작은 소화기 같은 경우는 내가 평상시 생활하고 있는 공간에 있다고 생각하면 진압하는 데 좋다고 생각합니다.

소화기 내구 연한이 법적으로 10년으로 정해져 있어요. 그래서 소화기를 배송할 때 10년 넘은 소화기를 교체해드리는 캠페인을 하려고 합니다. 주변에 돌아다니시다 보면 10년 넘은 소화기들이 많습니다. 거기에 노란색 고리 형태로 카드에 메시지로 담아 만들었어요. 또 한 가지는 소화기 폐기할 때 그냥 버리면 안 돼요. 소방서에 직접 갖다 줘야 해요. 많은 분들이 이런 것들에 대해 알고 있는 지식이 없어서 그러한 것들을 콘텐츠화시켜서 노출화 하는 작업이 여태까지 없었거든요. 국민안전처에서도 홈페이지에 이러한 사항들을 올리긴 하지만 주목을 받기는 쉽지 않았죠. 그래서 소방 관련 콘텐츠들을 하나하나씩 만들어 적극적으로 노출해 시민들이 알 수 있게끔 노력하고자 합니다.


8. 파이어 마커스와 마커스랩이 꿈꾸는 안전한 사회는 어떤 모습인가요?


소화기뿐만이 아니고 마스크도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 시장이 커졌잖아요?
아마 거기에도 디자인이 들어갈 것 같아요. 이를 통해서 마스크, 소방 안전용품을 만드는 큰 기업들과 함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안전, 제품만 판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안전 인식, 캠페인이 잘 이루어져서 파이어마커스 제품을 사용하지 않게끔 하는 것이죠.

항상 제가 사회적기업 포럼 가서 이야기하는 게 있어요. 최종 목표가 뭐냐 하면 사회적기업은 없어야 한다고 말해요. 그래야 살기 좋은 세상이고 사회적인 문제가 없는 거죠. 시민들이 안전 인식을 잘하게 되어 파이어마커스가 없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화재현장에서 버려진 소방호스를 가지고 가방 및 잡화류를 만들어 수익금의 일부를 소방관 처우개선에 기부하는 소셜벤처 파이어마커스입니다.

우리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밤낮으로 노력하는 소방관들과 파이어마커스를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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