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명: 한국문화예술교육원

 ○면담자: 정지선 대표 

 

창원평생 가야 갈 일이 있을 곳인가 싶은 곳에도 여지없이 사람들은 마을을 이루고 어울려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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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우들이 음악을 한다
음악은 심성으로 하는 거지 지성으로 하는 거는 아니니,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지만, 최소한의 암기는 필요하니, 지적능력은 있어야지 싶은 의구심이 계속 따라잡는 걸 매어달고, 정지선대표님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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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치료한다는 것이 음악을 한다는 것과는 다른 것이겠죠? 아무래도 청중을 앞에 두고 그들의 기대를 맞춰 준다는 것은 개인이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과는 다른 것일 테니까요.”

보자마자, 대뜸 던진 질문은 음악에대한 일반론적인 질문이기도 했지만, 장애우들의 음악적 한계를 물어보는 질문이기도 했다.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들 하세요. 장애우들이 할 수 있는 음악이라는 것이 뻔하지 않을 까 하는 그런 시각.
일반인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감동은 처량함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은 어찌보면 당연한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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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모든 종류의 예술이 다 그렇듯이 끊임없는 자기단련이 있는 거잖아요? 기예라는 것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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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입장에서 보자면, 기예를 익힘에서는 시간의 장단을 얘기할 수는 있어도, 몸이 성하면 언젠가는 획득할 수 있는 기술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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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 보다는 같은 기예가 어떻게 표현될 수 있는 가를 생각해 보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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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이 친구는 바이올린을 하는 (누구누구)에요. 한 번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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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음율을 연주하더라도 선이 다를 수 밖에 없어요. 단순한 이유지만, 이 친구는 이 음율을 연습하면서, 집중하는 방법이나 의미부여하는 것이 다른 누구와 같을 수 없기 때문이지요.
그건, 아무런 사전지식 없이 음율을 듣는 청중이 먼저 알아차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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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음악인과는 다른 독특한 음색을 가진 음악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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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교향곡 ‘Choral’을 예로 들어 보자면, 서구음악사상 가장 위대한 교향곡이라고 하쟎아요
?
그러나 그건 베토벤이 청각을 완전히 상실하고 나서 만든 음악이에요. 자기가 쓴 곡을 들을 수도 없는 사람이 만든 곡이었죠. 그래도 그것이 위대하다고 불려지는 것은, 베토벤의 장애때문은 아닌 거에요. 곡 자체에 위대함이 깃들어 있는 것이고, 사람들은 그걸 듣고 감동하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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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우들이 음악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은 무의미한 질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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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보다는 어떤 색깔을 보여줄 음악인으로 성장할 것인가? 라는 질문이 맞는 질문이지요.”

일견 설득력이 있는 이야기다. 판단이야 모두가 다를 수 밖에 없는 일이니, 맞는지 그른지 판단할 자격은 나한테는 없는 일이다.

일주일에 모여 연습하는 친구들은 악기도 그렇고, 선생님들 교수료도 그렇고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사회적기업으로서 살아가기 위한 사업구상을 넌지시 물어 보았다.

사실, 그 부분이 처음부터 발목을 잡아 끌던 부분이기는 했어요. 학부형님들의 도움을 받는 다고는 해도, 일년에 1~2회의 공연으로 기업이 생존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국가의 지원을 받는 것도 한계가 있는 것이고. 무엇보다 저희도 기업이니까요.
그래서, 올해 들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해 보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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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얘기하면, 보습학원인데요. 장애우들이 모여서 음악치료와 함께 학업도 병행할 수 있게 만들어 보려는 거에요. 아시겠지만, 장애우들의 제일 큰 문제는 의사소통의 제약이 만들어내는 자기폐쇄거든요. 스스로를 가둬 버리는. 그건, 그 아이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아닐거에요. 오히려 적극적으로 어울리고 배우고 싶어하겠죠. 그래도 일반아이들과 섞여 있으면 할 수가 없는 것이에요.

그래서, 저희 공간중의 일부를 재디자인해서, 같은 조건의 아이들이 섞여서 배우고, 웃고, 떠들면서 마음을 열어가는 공간을 만들어 보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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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적으로는 국가지원이 공식적으로 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보다 많은 학부형님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고요. 사업적으로는 얻어지는 수익을 다시 음악활동 및 전문음악인 양성에 재투자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예상하시겠지만, 장애우들이 연주할 수 있도록 합주악보를 재편곡하는 것도 비용적으로는 상당히 부담이 되는 부분이에요. 지금까지는 선생님께서 자봉으로 해 주셨지만, 저희는 기업이니 사업비를 만드는 정도는 해야지 싶어서요.”

사업을 사업으로 생각하는 거는 당연한 일이지만, 힘든 여로가 될 것 처럼 여겨지기는 한다.

학원사업의 틈새가 존재함은 인정하겠지만, 과연 어떻게 진행이 될 수 있는지는 두고 볼 일이기는 하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면서 이 얘기 저 얘기를 하는 중에 갈 시간이 되어버린해서, 마지막으로 물어봤다.

그래도 기업인데, 사업목표가 명확한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이번 펀딩도 그렇구요. 궁극적으로 어떻게 될 거라고 생각하세요? 회사가.”

소통에서 소외된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 제일 큰 목적이기는 해요. 그렇지만, 더 큰 목표는 그런 아이들이 이 과정을 통해서 자신의 적성에 맞는 다면, 전문 음악인으로 성장하기를 바래요. 자신만의 음색을 뽑낼 수 있는. 지금은 음원시장에서 환영받지는 못하겠지요? 일반 전문 클래식음악인들도 힘든 세상이니까요. 그렇지만, 여기서 음악을 배우고 훌륭하게 성장한 친구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면, 여지껏 들어 온 것과는 다른 음색의 음악을 청중들에게 선사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어쩌면, 이번 펀딩에 참여하게 된 것은 그런 아이들이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받고 성장하고 경지를 이루어나가는 것을 응원받고 싶은 것이기도 하죠.”

장애우들이 세상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어떤 것들이 있을까? 여러가지가 가능하겠지만, 대표님의 이야기대로라면, 아주 훌륭한 역할, 직업, 결국에는 사회의 일원으로서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야기대로라면

인사하고 돌아나오는 길에 잠시 뒤를 돌아보았다. 간간이 들리는 악기소리들물론, 음치인 내귀에도 그렇게 좋은 소리로는 안 들리는 삐닥소리
그 소리에 나도 모르게 피식 웃으며 가능한 일일까? 정말? 가능한 걸까?라는 의문을 다시금 끌고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