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착공한 아라대교를 넘어 차로 10여분 더 달리면 ㈜그린스테이션의 김포사업장이 나온다. 사업장 일대가 재개발로 어수선했지만 사업장에 다다를수록 전형적인 농촌의 풍경이 펼쳐진다.

 

장소 : ㈜그린스테이션

일시 : 2013년 3월 6일 수요일 오전 11시 00분~12시 30분

탐방기록 : 사업심사본부장 박정환

면담자 : 박병찬 대표, 박동환 이사

 

  처음 네비게이션이 가리킨 곳은 비닐하우스로 지어진 "곤충박물관" 단지였다. 전화하니 박병찬 대표가 저 멀리서 손을 흔들었다. 알고 보니 곤충박물관은 지인의 소유였고 그린스테이션은 그 보다 조금 더 들어간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린스테이션의 박병찬 대표의 첫인상은 "젊었다." 아니 조금은 앳되어 보인다는 것이 맞는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박대표는 현재 서울대 학부생이다. 낮에는 학교에서 공부하고 저녁이나 강의가 없는 오늘 같은 날은 하루 종일 사업장에 나와 업무를 하고 있다.

 

계단식 농작물 재배장치에서 재배되고 있는 작물(좌) / 박병찬 대표(우측 그림 좌측)

 

  그린스테이션의 김포사업장은 겉에서 보면 비닐하우스 한 동이다. 그러나 내부에 들여다 보면 마치 작업장을 연상케 하듯 여러 명의 직원들이 분주하게 뭔가를 조립하고 있다. 바로 박대표가 특허 받은 "계단식 농작물 재배장치(이하 재배장치)"를 조립하고 있는 것이다. 평소 만들기를 좋아했다던 박대표는 고등학생 때부터 틈틈이 특허를 받아온 내실 있는 사업가다. 20대인 그가 획득한 특허만도 13개에 이르며 특허출원 중인 것도 8개나 된다. 현재 재배장치는 그가 대학교에 진학하면서 개발한 아이템으로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완성했다. 그린스테이션은 현재 서울 양재동에 본사 사무실을, 김포에 사업장을 각각 두고 운영 중이다. 어떻게 보면 한 지자체에 있는 것이 유리할 것 같아 보이지만 그린스테이션은 양천구와 김포시에 걸쳐 있어 각 지자체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린스테이션 내부 풍경(좌) / 재배중인 작물(우)

 

  박대표가 개발한 재배장치는 RoHS(the Restriction of the use of certain Hazardous Substances in electrical and electronic equipment의 약자로 전자제품에 포함된 유해물질 사용에 대한 규제를 말함)를 득한 AVC를 소재로 제작하여 친환경적이다. 시중에 계단식 농작물 재배장치는 여러 종류가 출시되어 있으나 타 사 제품의 경우 PVC 재질로 환경공해를 유발한다. 박대표의 재배장치가 단순히 재질의 차이에서만으로 특허를 받은 것은 아니다. 계단식으로 설계하되 재비장치 내부에 물탱크와 계단식 물공급 장치를 달아 식물이 적절한 수분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또한 식물을 수직으로 설치한 타 제품과는 달리 정면에서 보면 약간 비스듬하게 기울여 설치하도록 설계함으로써 식물의 뿌리의 전체면이 골고루 수분공급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이러한 특성으로 재배장치는 "조경겸용 수경재배 시스템"으로도 불린다. 조경과 더불어 각 가정에서 쉽게 먹을 수 있는 쌈채소나 딸기 등 과일재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재배기를 설명하고 있는 박병찬대표(우측그림 우측) / 4단형 재배장치(우)

 

  문제는 가격이다. 유럽기준에 맞춰 제작한 친환경 재질인 AVC는 PVC보다 단가가 높기 때문이다. 재배장치는 계단별로 분리가 가능해 4단의 경우 물탱크와 채소, 광합성을 위한 LED까지 합하여 45만원에 판매하고 있으며, LED를 제외할 경우 35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물탱크와 LED, 식물을 모두 빼고 스탠드만을 원할 경우 25만원에 판매된다. 즉, AVC로 제작된 스탠드(4단 기준)가 25만원으로 다소 고가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장진입의 걸림돌을 박대표는 세분화된 판매전략으로 정면 승부하고 있다. 판매대상을 가정과 회사/관공서로 나누고 판매방식도 일반판매와 리스로 나누어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 가정을 대상으로는 일반판매 위주로 하고, 회사와 관공서는 월 4만5천원 정도의 리스로 시장진입을 조율중이다. 이미 작년 12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현재 초등학교와 대학 한 곳에 납품하고 있다.

  재배기에 탑재되는 식물의 경우 관상용으로는 공기정화 식물을 위주로 판매하고 있으며, 식용으로는 토마토, 상추, 고추 등 가정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쌈채소 위로로 판매하고 있다. 식용식물은 그린스테이션에서 직접 재배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관상용의 경우는 성남에 위치한 화훼농장에서 공급하고 있다.

 

사업장 평수가 꽤 커 보여서 사업장 부지에 대해 묻자 사업장 부지를 지인이 무상대여 해줬다고 한다. 바로 우리가 처음 도착해서 헤맸던 곤충박물관 주인이란다. 곤충박물관에는 해마다 2천명 가까운 아이들이 방문하니 그린스테이션이 만든 계단식 농작물 재배장치(상품명)가 비닐하우스 한 동을 모두 채우면 그야말로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서로 시너지가 있다고 한다. 식용작물 재배도 그 지인의 땅에서 바로 재배하여 공급할 계획이라고 하니 열 후원자 안 부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업, 관공서용 재배장치(좌) / 박동환 이사(우)

 

  언론정보학과에 재학중인 박대표는 아직 군대를 가지 않았다. 내년 정도 입대할 생각이란다. 대표가 군대 가면 사업은 어떻게 되느냐고 묻자 이미 군대간 동생과 맞교대 할 거라고 한다. 젊은 날에 본인의 갈 길을 세우고 청년창업사관학교 1기생으로 선정되어 인큐베이팅을 받아 사업을 시작한 그가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지역 일자리 창출이다. 재배기 조립이 수작업의 단순작업이 많아 지역내 소외계층 일자리로는 딱이라는 것이 박대표의 생각이다. 집으로 배달되는 경우에도 반조립 상태로 배달되기 때문에 꾸준한 일자리 공급이 가능하다. 현재 박대표를 제외한 6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그린스테이션의 향후 비전은 "재배기 보급을 통한 도시농업의 활성화"이다. 누구나 농사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 그것이 그린스테이션의 궁극적인 목적이며 사명이다.